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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노울과 램스울 차이, 어떤 니트 살까

by MARIA’S CLOSET 2026. 10. 20.

### 니트 라벨에서 가장 자주 보는 두 이름, 무엇이 다를까

가을 니트를 고르다 보면 라벨에서 자주 보는 이름이 있다. 메리노울, 그리고 램스울. 둘 다 양털이라는 건 알겠는데, 무엇이 다른지 물어보면 선뜻 대답하기 어렵다.

지난 글 [울과 캐시미어 차이](https://mariacloset.com/entry/%EC%9A%B8%EA%B3%BC-%EC%BA%90%EC%8B%9C%EB%AF%B8%EC%96%B4-%EC%B0%A8%EC%9D%B4-%ED%95%A0%EB%A8%B8%EB%8B%88%EC%9D%98-%EB%8B%88%ED%8A%B8)에 이어, 오늘은 울 안에서 가장 많이 만나는 두 이름을 정리해 보려고 한다.

## 1. 먼저, 두 이름은 비교하는 기준이 다르다

메리노울과 램스울을 나란히 놓으면 둘 중 하나를 고르는 문제처럼 보인다. 그런데 사실 두 이름은 기준이 다르다.

**메리노는 양의 '품종'** 이름이다. 메리노라는 종류의 양에서 얻은 털이 메리노울이다.

**램스울은 양의 '나이'** 를 말한다. 어린 양에게서 처음 깎은 털이 램스울이다.

그래서 둘은 겹칠 수도 있다. 메리노 양의 첫 털을 깎으면 '메리노 램스울'이 된다.



## 2. 메리노울, 가늘고 부드러운 품종

메리노는 원래 스페인의 양이다. 털이 워낙 귀해서, 1765년 이전까지 스페인은 메리노 양을 나라 밖으로 내보내는 것을 엄격하게 금지했다. 이후 유럽 여러 나라로 퍼졌고, 1797년에는 호주에 처음 들어왔다. 지금은 호주가 전 세계 메리노울의 절반 이상을 생산한다.

메리노울의 가장 큰 특징은 **가늘다**는 것이다. 털의 굵기는 마이크로미터(1mm의 1,000분의 1)로 재는데, 메리노울은 보통 15~24마이크로미터 정도다. 사람 머리카락보다 훨씬 가늘다.

- 16.5마이크로미터 이하: 울트라파인
- 16.6~18.5마이크로미터: 슈퍼파인
- 18.6~20.5마이크로미터: 파인

털이 가늘수록 피부에 닿았을 때 덜 따끔거린다. 울 니트가 따가운 이유는 '울이라서'가 아니라 굵은 털이 많이 섞여 있어서다. 그래서 메리노울은 맨살에 바로 입는 얇은 니트나 이너웨어에 많이 쓰인다.

가는 털은 가는 실이 되고, 가는 실은 촘촘한 **하이 게이지 니트**가 된다. 표면이 매끈하고 얇아서 셔츠 위에 입거나 재킷 안에 받쳐 입기 좋다.

## 3. 램스울, 어린 양의 첫 털

램스울은 보통 생후 7개월 무렵 처음 깎은 털이다. 길이가 5cm 정도로 짧고, 부드럽고 탄력이 있다. 한 번도 깎은 적 없는 털이라 다 자란 양의 털보다 촉감이 부드럽다.

램스울 니트는 대체로 **보송하고 포근하다.** 짧은 털이 공기를 많이 품어서 가볍고 따뜻하다. 그래서 클래식한 크루넥 스웨터나 가디건처럼, 한 장으로 입는 가을·겨울 니트에 잘 어울린다. 스코틀랜드 니트 브랜드의 아가일 스웨터에서 '램스울'이라는 이름을 자주 볼 수 있는 이유다.

다만 램스울은 어느 품종의 양이든 첫 털이면 붙일 수 있는 이름이다. 그래서 같은 램스울이라도 양의 품종에 따라 굵기와 촉감이 꽤 다르다.

## 4. 양의 품종을 알면 니트가 보인다

메리노가 품종 이름이라면, 다른 양들은 어떨까. 니트에 자주 쓰이는 양만 골라 보면 털의 성격이 꽤 다르다.

- **메리노 (호주)**: 가장 가늘고 부드러운 털. 얇은 니트와 이너웨어에 쓰인다.
- **코리데일 (뉴질랜드)**: 1882년 무렵 메리노와 털이 긴 링컨 양을 교배해 만든 품종이다. 부드러움과 튼튼함이 적당히 섞인 일상용 털이다.
- **링컨 (영국)**: 15cm가 넘는 길고 윤기 나는 곱슬 털. 은은한 광택이 있어 아우터 니트나 가디건에 어울린다.
- **체비엇 (스코틀랜드·잉글랜드 경계)**: 통통 튀는 탄력 있는 털. 트위드 원단으로 유명하다.
- **셰틀랜드 (스코틀랜드 셰틀랜드 제도)**: 작은 토종 양으로, 염색하지 않아도 흰색, 갈색, 검정 등 자연색이 11가지나 된다. 페어아일 니트의 실이 된다.
- **아이슬란드 양**: 물을 튕기는 거친 겉털과 따뜻한 속털, 두 겹의 털을 가졌다. 이 털을 거의 꼬지 않은 실 '로피'로 아이슬란드 전통 스웨터를 짠다.

같은 '울 100%'라도 어느 양의 털인지에 따라 전혀 다른 니트가 되는 셈이다.



## 5. 한눈에 비교하기

| 구분 | 메리노울 | 램스울 |
|---|---|---|
| 기준 | 양의 품종 | 양의 나이(첫 털) |
| 털 | 가늘고 매끈하다 | 짧고 부드럽고 탄력 있다 |
| 니트 느낌 | 얇고 매끈하다 | 보송하고 포근하다 |
| 잘 어울리는 니트 | 하이 게이지, 이너, 사계절 니트 | 크루넥 스웨터, 가디건 |
| 입는 방법 | 받쳐 입기, 레이어드 | 한 장으로 입기 |

물론 실의 꼬임, 게이지, 짜임에 따라 느낌은 얼마든지 달라진다. 같은 메리노울도 굵게 짜면 도톰해지고, 램스울도 가늘게 뽑으면 얇은 니트가 된다.

## 6. 그래서 어떤 니트를 살까

**피부에 바로 닿는 니트, 따가운 게 싫다면** 메리노울이 좋다. 라벨에 '엑스트라 파인 메리노'처럼 굵기를 강조한 표시가 있다면 더 부드럽다.

**셔츠나 재킷 안에 입을 얇은 니트라면** 하이 게이지 메리노울이 깔끔하다.

**한 장으로 포근하게 입는 가을 스웨터라면** 램스울이 잘 어울린다. 보송한 질감 덕분에 색도 더 깊어 보인다.

**관리가 걱정된다면** 둘 다 울이라 손세탁이나 울 코스 세탁이 기본이다. 보송한 램스울은 마찰이 많은 겨드랑이와 소매에 보풀이 생기기 쉬우니, 가방끈 같은 마찰은 조금 피하는 게 좋다.

## 7. 디자이너의 시선

니트를 디자인할 때 실 카드를 보면 '메리노', '램스울', '엑스트라 파인' 같은 이름이 붙어 있다. 그런데 이름만 보고 실을 고르지는 않는다. 같은 이름이라도 굵기와 꼬임에 따라 촉감이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결국 실을 직접 만져 보고, 샘플로 짜 보고 나서야 그 실이 어떤 옷이 될지 알 수 있다.

니트를 살 때도 마찬가지다. 메리노울이 더 좋고 램스울이 덜 좋은 것이 아니다. 얇게 받쳐 입을 옷인지, 한 장으로 포근하게 입을 옷인지에 따라 어울리는 털이 다를 뿐이다.

그리고 날이 더 추워지면, 양털은 실이 되는 대신 털가죽 그대로 외투가 되기도 한다. 무스탕이다. 털을 깎지 않고 털이 붙은 양가죽을 그대로 가공한 소재를 '시어링'이라고 부른다. 한쪽은 스웨이드 같은 가죽, 다른 쪽은 짧게 다듬은 양털이다.

우리가 겨울마다 꺼내 신는 어그부츠도 같은 재료다. 털이 붙은 양가죽을 뒤집어, 털이 발을 감싸게 만든 신발이다. 1960년대 후반 호주의 바닷가에서, 차가운 바다에서 나온 서퍼들이 언 발을 녹이려고 신던 양가죽 신발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그 신발을 호주 서퍼 브라이언 스미스가 1978년 미국에서 'UGG'라는 이름으로 팔기 시작했고, 2000년대에 전 세계적인 유행이 되었다.

같은 양에게서 얇은 니트도, 포근한 스웨터도, 한겨울 외투와 부츠도 나온다고 생각하면 옷장 속 옷들이 조금 다르게 보인다.



라벨의 이름을 알고 나면, 니트 고르는 일이 조금 더 쉬워진다.

출처
- Wikipedia, Lambswool: https://en.wikipedia.org/wiki/Lambswool
- Woolmark, Soft Merino Wool: https://www.woolmark.com/gb/fibre/soft-merino-wool/
- National Museum of Australia, Merino sheep introduced: https://www.nma.gov.au/defining-moments/resources/merino-sheep-introduced
- Cable Melbourne, Understanding Merino Wool: Micron Count: https://www.cablemelbourne.com/blogs/news/what-is-merino-wool
- Sweet Georgia Yarns, Sheep Breed Classifications: https://sweetgeorgiayarns.com/the-nuances-of-different-wools-sheep-breed-classifications/
- Shetland Sheep Society, Shetland Wool: https://shetland-sheep.org.uk/shetland-sheep-breed/shetland-wool
- Wikipedia, Corriedale: https://en.wikipedia.org/wiki/Corriedale
- Wikipedia, UGG (brand): https://en.wikipedia.org/wiki/UGG_(brand)
- LA Magazine, How the fleece-lined Ugg boot became a surfing essential: https://lamag.com/sports/how-the-fleece-lined-ugg-boot-became-a-surfing-essent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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